작가노트- 장하윤
갓난아이를 데리고 펼쳐놓을 공간과 혼자 이동할 시간이 없었다. 작업을 하고 싶었던 찰나에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는 작가를 보고, 시작하게 되었다. 편리하게 언제든 펼칠수 있는 타블렛이라 육아 중 그린 디지털페인팅이다.
예술가들은 사소한 것에 예민하게 받아들이게 되는데 공간의 변화는 나에게 큰 영향으로 다가왔다. ‘아이를 보다 보니 해가 지는 줄도 몰랐다.’라는 말을 육아동지들 사이에서 많이 나오는 이야기다. 모든 것이 처음인 엄마와 세상에 처음 태어난 아이가 단둘이 공간에 있다 보니 바깥을 볼 여유가 없다. 치우고 먹이고를 반복하다보면 하루가 저무는데 초보엄마이자 예술가의 시선에서 해가 저물 때 공간으로 들어오는 빛이 주는 위로가 있었다. 물건의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나열되어있듯이 마치 숙제가 밀려 있는 갑갑한 마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