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경 작가노트
마이클 커닝햄의 소설 『세상 끝의 사랑(A Home at the End of the World)』에서 딸은 엄마에게 묻는다.
“걱정되지 않으셨어요? 엄마의 진짜 삶은 놓쳐 버리고, 뭐랄까, 어딘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그런 곳으로 가버리는 건 아닐까, 내가 지금 실수하고 있는 건 아닐까라고 말예요.”
소설 속의 엄마와는 다르게 우리 엄마는 결혼식 날 도망가고 싶었다고 나에게 말했다.
그러나 엄마는 도망가지 않았고 일과 사랑 모두를 쟁취한 것처럼 보였다.
“엄마는 왜 아빠랑 결혼했어?”
이혼한 엄마에게 물어봤다.
“아빠는 참 편했고 좋은 점이 많은 사람이야.”
“결혼해서 좋았어?” 내가 또 물었다.
“아빠랑 결혼했으니까 소중한 너희들이 태어났잖아. 인간적으로 성숙할 수 있었고 많은 행복한 날들이 있었지. 그렇지만 내가 너라면 결혼하지 않고 살겠어.”
사랑의 증거물인 나는 세상 끝의 집에서 묻는다.
나는 ㅇㅁ의 길을 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