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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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자아시점- 일상의 그리움

                            작가노트 : 정민제

매일 살아가는 삶을 전쟁터로, 하루에도 수없이 손에 쥐었다놓았다 하는 주방기구들은 전쟁 속의 무기로 비유-표현했다. 설거지 도구인 수세미를 직접적인 작업 소재로 가져 와서 두텁고 질긴 무명실로 꿰매어 주방기구를 만들어낸다. 일부의 작업에서는 천 사포에 무명실로 바느질을 해 이 역시 주방기구를 만들었는데, 녹을 닦거나 물체의 표면을 반들반들하게 문지르는 데 쓰는 사포나 앞서 언급된 수세미 또한 오염된 그릇을 깨끗하게 닦아내는데 쓰이는 도구로 둘은 너무나 닮아있다. 닳아서 없어지고 본연의 모습을 잃어가면서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그러한 본질의 쓰임새에 충실하다. 이러한 모습에서 본인의 삶을 접어두고 자식과 가정을 위해 희생하는 엄마들의 모습이 비춰졌다. ‘본질의 쓰임새’로 이야기를 엮어보려니 엄마의 삶은 너무나 가혹하다. 씽크대 서랍 속에 숨겨져 있던 주방기구를 야외로 가지고 와서 여기저기 툭툭 던지며 촬영한 이번 작업은 그들이 있어야 할 자리를 단정 지어 버리는 일부에 대한 반항일 지도 모르겠다.